메인은 옳고 식사메뉴는 아쉬운 "발산회관"
배꼽집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가
운명처럼 발견한 발산회관이다.
발산에 곱창집은 많지만
오발탄 같은 양대창 구이집이 없어
내심 아쉬워하던 토실군의 눈에 들어온
양대창 구이 전문점.
하지만 아무리 검색해봐도
아무것도 안뜨는게 어째 좀 불안하다.
(체인점도 아닌가봄)
다음에 또 올지도 모르니까
일단 영업시간을 찍어놓는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한쪽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본다.
오발탄보다는 저렴하고
동탄의 양대감 정도의 가격이다.
우리는 대창, 막창, 특양, 염통구이를
각 1인분씩 주문했고
뒤이어 밑반찬이 차려졌다.
전체적으로 정갈하고 맛이 괜찮다.
상추겉절이는 일반적인 양념맛은 아니지만
맛이 괜찮은 편이다.
심하게 퍼져보였던 감자샐러드는
양파가 들어가서 자칫 개운할 뻔 했지만
잔뜩 뿌려진 땅콩으로 인해 도로 느끼해졌다.
곱창소스는 두 종류가 나왔다.
하나는 쌈장+마요네즈+땅콩
다른 하나는 간장+청양고추+생강
생강을 넣은 소스는 신선했으나
생강향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우리는 불호였다)
그리고 여기 사장님은
땅콩을 몹시 좋아하시는 것 같다.
까만 수저는 처음 봐서
난생처음 수저 사진도 찍어봤다.
수저 받침용 세팅지에 문구가 적혀있다.
(다른 메뉴들은 저온숙성을 안한다는 얘기인가)
숯으로만 가득찬 숯불이 나오고
보통의 음식점에서 볼 수 없는 화력의 세기에
토실군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예쁘고 손도 빠르신 여사장님이
우리가 사진을 찍기도 전에
재료들을 숯불에 올려놓고 굽고 계셨다.
핏기만 가시면
바로 먹어야 하는 염통이다.
피맛이 느껴지는게 내 취향은 아니라서
전부 토실군에게 패쓰.
그런데 소스의 생강맛이 너무 강해서
우리는 생강이 없는 것으로 따로 부탁드렸다.
생강 없는게 훨씬 낫다.
그리고 간장이 짜지가 않아서
듬뿍듬뿍 찍어도 부담이 없다.
왼쪽에 마요네즈+쌈장소스도
땅콩 대신에 참깨가 뿌려져 있어
맛이 깔끔하고 더 낫다.
기존의 소스와 새로 받은 소스의
별 의미없는 비교샷이다.
소스가 해결됐으니
식사를 이어가도록 한다.
화력도 세고 재료에 양념이 되어있어
쉽게 타고 굽기도 까다로웠지만
(내가 구움)
맛 하나는 끝내준다.
늦은 시간이라 손님들이 많이 없었음에도
직원분을 부르는 건 쉽지 않았다.
여러번의 시도끝에 힘들게 주문한
막창 1인분, 특양 1인분과
서비스로 주신 염통이 나왔다.
양념된 양대창은 수시로 뒤집어가며 구워야 해서
굽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닌데
(내가 다 구움)
많은 인력에 비해 서비스가 아쉽다.
배불리 먹었으니
된장리조또로 마무리하기로 한다.
된장리조또의 가격은 8천원이었고
후식으로 먹기에는 가격이 좀 비싼 편이다.
차라리 양을 줄이고
가격도 줄이는게 나을 것 같다.
근데 양은 정말 많다.
그리고 된장리조또라는 메뉴명에 비해
누가봐도 된장국에 바로 밥을 말은 비주얼이다.
좀 더 오래 끓여서
질은 느낌이 나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이제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 위해
수저로 밥을 뜨는데 거뭇한게 보인다.
이건 꽤 의미있는 확대샷.
전체적으로 밑바닥에
거뭇거뭇하게 탄 야채들이 많이 보인다.
하 식사메뉴가 정말 아쉽넹.
젊은 친구분들끼리 창업을 하셔서 그런지
화기애애하고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는 좋았지만
직원분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담소를 나누시느라
벨을 아무리 눌러도,
소심하게 직접 불러보아도
아무런 반응들이 없어서 좀 난감했다.
(심지어 계산을 할 때 조차도)
그 와중에 여자 사장님은
준 연예인급의 미모를 갖고 계시면서도
싹싹하고 친절하고 손도 빠르셔서
아 요즘은 예쁜사람이 성격도 좋다더니
이 세상의 불공평함에 대해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근처에 스키야끼집도 운영 중인
입담 좋고 성실하게 생기신 남자 사장님은
(TMI. 미모의 여사장님의 남편분은 아니라고 함)
여러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답게 센스가 넘쳤고
아직 세상은 그리 박하지만은 않구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매우 주관적인 나의 총평>
발산에서 어렵게 찾은 양대창 구이집
재방문 의사 있음.
- 이 포스팅에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 다수 포함되어있음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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