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마다 맛이 다른 "은행골">
'은행골'은 우리에겐 특별한 사연이 있는 곳이다.
때는 바야흐로 토실군과 소개팅을 하고
두번째 만남을 가질 때였다.
첫만남에 별 감흥이 없었던 나는'그래도 두번은 만나봐야지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지' 라는 마음으로
애프터 신청에 응하게 되었다.
그 당시 토실군은 나한테 푹 빠졌었고,
나한테 몹시 안달이 나있던 상태로 기억된다.
본인은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지만,
강한 부정은 뭐댜?
우리의 두번째 만남은
신촌 은행골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은행골을 처음 갔던 나는
그 곳의 초밥이 너무 맛있어서
토실군에게 급 호감이 생겼다는아주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사연이..지금 생각해보면,음식이 맛있어서 기분 좋은거랑이 사람이랑 있어서 기분 좋은거랑헷갈렸던 듯 하다.
내가 토실군 만나기 전에은행골 초밥만 먹어봤어도.. 씨..
그래서 은행골이 마곡에도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는데,
김밥집 바로 옆에 위치한
분식집 같은 비쥬얼의 마곡 은행골이다.
영업시간은 오전11시~오후11시다.
(매주 일요일은 휴무)
포장도 가능하고 배달도 가능한 듯.
가게 안에 들어가니
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술한잔 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가게 안에 들어서니 더 분식집 같다)
여기가 주방.
이거슨 메뉴판.
모듬초밥의 원래 메뉴이름은
특상초밥, 특선초밥, 특미초밥인데
단순하게 상, 특, 미로 해놓은게 센스있다.
(이름이 헷갈리긴 했음)
+ '풀코스'는 메뉴판에 4인이라고 적혀있지만,
실제로는 3인 정도의 양이라고 생각된다.
참치회 기준으로 반코스는 7~10개,
풀코스는 10~15개 정도 나오기 때문이다.
(부위에 따라 갯수는 조금씩 다른 듯)
그래서 풀코스 대비 반코스 가격이 비싼 듯 하다.
우리는 반코스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기본초밥이 나온다.
초밥을 먹기 전에
생강초절임을 간장에 넣어두고
'기본 초밥'을 맛본다.
계란초밥은 단품으로 주문해야만
맛볼 수 있는 메뉴인데,
코스에는 기본초밥으로 나와서 좋다.
계란→새우→연어 순서로
담백하게 시작해서
점차 기름진 순서로 맛을 보는데,
처음부터 간장에 밥을 떨궜다.
밥알을 꺼내려다 더 망했다.
은행골 초밥은 이렇게 먹어야 한단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초밥은 맛있었던걸로 기억된다.
뒤이어서 나온 '1차 참치회'
(가마도로와 주도로)
참치의 목살부위인 가마도로를 맛본다.
약간 기름지지만 참치치고 담백한 편이다.
참치의 중뱃살 부위인 주도로도 맛본다.
가마도로보다 훨씬 기름진 맛이다.
참치회와 함께 나온 우동.
은행골 우동은 무한리필이 된다는데,
무한리필을 내걸어도 될 맛이다.
(맛없어서 사람들이 리필을 안할 듯)
1차 참치회가 나온 뒤
정확히 15분 후에 나온 '2차 참치회'
(오도로와 배꼽살)
참치의 대뱃살 부위인 오도로를 맛본다.
오도로는 주도로보다 더 기름지다.
와사비를 정말 많이 넣어서 먹었는데도
참치의 기름 덕분에 매운맛이 하나도 안느껴진다.
그 재미에 와사비를 왕창 넣어 먹게 된다.
(와사비가 식욕을 증진시킨다는 내용을 어디서 봤는데..)
기사를 찾았다!!
하루에 와사비 1g씩만 먹어도 '식욕 대폭발' 한다
(https://www.insight.co.kr/news/153837)
아.. 나는 먹으면 안되는 거였구나..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참치는 원래도 부드러운 식감의 생선인데,
오도로는 기름이 고루 퍼져있어서 그런지
극강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그냥 녹아 사라지는 느낌이다.
뒤이어 참치의 대뱃살 부위인 배꼽살을 맛본다.
배꼽살은 쫄깃해서 식감이 너무 좋다.
토실군은 참치부위 중에 배꼽살이 가장 좋다고.
(저기요.. 안물안궁..)
저 흰부분을 씹으면 기름이 쫙 나오는데
꼬들한데 기름지기까지 하니
자꾸만 생각나는 정말 맛있었던 부위다.
2차 참치회가 나온 뒤
정확히 15분 후에 나온 '새우장'
2마리만 나오는 지점들이 많던데
여기는 새우장만큼은 인심이 후하다.
좀 간간한 편이었지만
밥없이 못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우리는 짜서 한개씩만 맛 봄)
새우장과 함께 나온 '광어+연어회'
지점에 따라 활어회+참치회를 주는 곳도 있고
활어회가 안나오고 초밥을 더 주는 곳도 있는 듯.
광어회는 너무 두툼해서 목이 메일 정도였고
(두툼해서 안좋았다는 의미임)
맛은 그냥 쏘쏘했다.
연어회는 기름져서 완전 꼬소하고 맛있었는데,
(고소한걸 넘어서 꼬소했음)
특히 연어의 껍질(?)로 추정되는 부분이 있어서
식감도 좀 꼬들하고 연어맛의 신세계였다.
새우장과 같이 나온 '연어머리구이'
음식이 나옴과 동시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해서
우리의 시선을 확 사로잡은 연어머리구이.
'어두육미'라는 말이 있듯이
생선은 머리가 맛있다고 해서
엄청 기대하고 먹었는데 그냥 쏘쏘.
아마도 메뉴가 동시에 나와서
새우장이랑 연어회를 먼저 먹는 바람에
연어구이가 좀 식어서 그랬던 것 같다.
바로 나온 직후에는 기름에
데일 정도로 뜨거워서 못먹겠고
식으니까 기름맛만 나서 못먹겠고
어려운 연어머리구이였음.
+ 한쪽에 소금이 뭉쳐있던 것도
연어머리구이를 남긴데 한몫 함.
다급하게 갖다주신
'다진참치초밥과 장어초밥'
사전조사 때, 다진참치초밥은 '녹는초밥'이라며
'늦게 먹었더니 다 녹아 있어서 아쉬웠다'는
글이 생각나 급하게 토실군을 먹였더니
너무 차가워서 말도 제대로 못하길래
간장에 찍고 있던 내 초밥은 도로 앞접시로.
(내가 설마 너를 마루타로 생각한거 맞아)
다 녹은 상태로 먹었더니
바닥에 물이 가득했지만
맛은 부드럽고 나쁘지않았다.
근데 조금 비리긴 했음.
장어초밥 먹다가 또 밥을 떨굼.
옆에서 토실군도 같이 떨군거 보면
여기지점이 유난히 밥이 잘 풀리는 것 같다.
근데 포스팅 쓰면서 정리하다보니
우리는 참치 머릿살이 안나왔다.
다른지점은 머리살이 나오던데..
흠.. 마곡점은 진짜 아쉽다..
(찾아보니 신사역점보다는 마곡점이 그나마 나은 듯)
+ 은행골은 체인이 아니라
본점에서 오래 일했던 실장님들이
각 지점을 열어서 운영하고 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지점마다 메뉴가 나오는 순서도 다르고
양도 다르고 퀄리티도 다른 듯 하다.
<매우 주관적인 나의 총평>
신촌 은행골이 여우골로 바꼈다던데
거기나 가볼까
재방문 의사 없음.
- 이 포스팅에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 다수 포함되어있음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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