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로 병이 났다.

그래서 급하게 공휴일에도 진료하는 한의원을 찾았더니

공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오후 7시까지 진료하는

아주 혜자스러운 병원을 찾았다.



오픈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 느낌의

깨끗하고 트렌디한 인테리어에 순간 멈칫 했지만.

(참고로 18년 4월에 오픈했다고 함)



피부 클리닉 같은 인테리어에

마음속에 불신이 스멀스멀 기어나왔지만.



4일 월요일 오후 3시에 아팠던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공휴일에 진료하는 대부분의 병원들오후 2시까지만 진료함)




내가 정신만 온전했어도 한잔 내려먹고도 남았을

 나오는 순간까지 눈여겨봤던 커피머신.

(카누 있는 곳은 봤어도 커피머신 있는 병원은 처음 봄)



치료하러 온 환자모드였으므로

진료하는 원장님의 모습을 찍을 수 없었다.

(나는 나름 심각했는사진 찍고 있으면 나이롱 같아보이자나)



네이버에 등록된 원장님 사진이다.

실제로도 훤칠하시고 잘생기신 건 맞지만

저 사진은 분명 김동현 원장님이 아니다.



아래 찌든 모습이 바로 김동현 원장님이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봤던 한의원은

진맥 짚는 시늉이라도 하면서 진료를 하던데..


여기는 진료들어가기 전에 키, 몸무게, 혈압을 잰다.

(인간적으로 키랑 몸무게는 재지 맙시다)

그리고 질문이 빼곡한 종이 한장을 직접 채워서 제출하면 끝.


원장님은 진료를 하시면서 A3 정도 되보이는 종이에

자꾸 무언가를 체크 하시고. (A3는 A4 두장 합친 크기)

진료내내 진맥 한번 안짚고 얘기를 나누고 끝이난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여기 한의원 맞죠..? 라고..

(요즘은 한의원도 실용적으로 많이 바뀐 듯)


진료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몇가지를 꼽자면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에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는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

'참으면 화병. 밖으로 분출하면 공황장애'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


여러가지 주옥같은 멘트들이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는 '명의다..!' 하는 느낌은 솔직히 없었다.


그리고 몇일 뒤 다른 병원을 갔다가

김동현 원장님이 명의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거기서는 치료책으로 애를 낳으라고.. 말이야 방구야;;)




한의원에서 침 맞고 찜질 하고 환 받아서

시댁가서 음식만들고 집으로 왔다.


나도 이렇게 늙나보다..




참고로, 연휴에 원장님 혼자서 너무 바쁘시길래

'짬밥 안되는 선생님이 명절에 근무서나보네' 하고

측은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서는데 보이는 프로필 하나..


대표원장 김동현..

원장님 젊은나이에 성공하셨네요

졸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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